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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자람    아동기 불안장애
Q :지훈이는 오늘도 유치원에 못 갔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그렇게 토하고 울어대던 아이가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장난감 차를 갖고 놀고 있고, 그런 모습을 보고 있는 지훈이 어머니는 절로 한숨이 나올 지경입니다. 잠시도 엄마로부터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 지훈이. 요 앞에 가게에 다녀온다고만 해도, 금새 징징거리며 기어코 엄마를 쫓아오고, 놀이터에도 엄마랑 함께가 아니면 나가 놀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지훈이 어머니는 달래도 보고, 때려도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엄마랑 떨어질 상황이 되서 강행을 하려고 하면, 배가 아프다고 데굴데굴 구르다가 구역질을 하고 먹은 것을 다 토해냅니다. 그래서 병원에 데리고 가면, 진찰 결과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고, 아이는 말짱하게 나아있구요.

답변 :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아이

이렇게 유치원 갈 시간이나 학교 갈 시간만 되면 배가 아프다거나 머리가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하는 어린이가 있습니다. 방금 다녀온 화장실을 또 뛰어들어가며, 설사를 하기도 하지만,그렇다고 꾀병은 아닙니다.

아이는 실제로 고통을 느끼고 아파하는데, 어린이가 엄마랑 떨어지는 데 대한 ‘불안’이 신체 이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아이들은 처음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게 되면, 긴장하고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이 정도의 불안은 별 탈 없이 이겨내지만, 어떤 아이들은 불안이 심해서 견디지 못하고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완강하게 거부하다가 그게 뜻대로 안되면 실제 병난 아이처럼 증상과 통증을 나타냅니다.

이렇게 엄마와 분리되는 것을 불안해한다는 의미로 ‘분리 불안 장애’라고 부릅니다. 아이는 유치원이나 학교 자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분리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고, 이런 아이는 자신이 유치원에 있는 동안 엄마나 자신에게 무서운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을 가집니다.

‘분리 불안’은 가족 중 누가 죽거나 사고가 있었거나 자신이 큰 병을 앓고 난 이후에 생기기도 합니다. 혹은 유아기 때 피치 못할 이유로 엄마랑 떨어질 수밖에 없던 상황에서 아이가 쇼크를 경험한 후에도 분리 불안이 심해질 수 있어요. 이런 아이가 꾀병이 아니라 실제 신체 이상을 보이는 것은 엄마랑 떨어지는 것보다는 몸이 아픈 것이 그래도 낫기 때문입니다.

불안한 아이, 불안한 엄마

어린이의 분리 불안 장애는 어머니 자신이 불안해하는 경우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자기가 없는 상황에서 아이가 과연 별 탈 없이 있을까, 무슨 일이 일어나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그래서 어머니도 아이를 자기 곁에서 떨어지게 하고싶지 않은 욕구를 가질 수 있습니다.

어머니는 유치원에 보내려고 하면서도, 아이가 아프거나 토하면 지나치게 걱정을 하고 유치원에 안 보내게 됩니다. 어머니의 이같은 지나친 불안에서 오는 애매한 태도는 은연중에 아이에게 전달돼서 분리 불안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어요.

또는 부모가 지나치게 과잉 보호하면서 아이를 키울 때, 아이는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아져서 분리 불안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과잉 보호하는 부모는 아주 엄격하거나 간섭이 심하거나 뭐든지 다 챙겨주는 경향이 있거나, 또는 어려서부터 좋은 것만 보여주려고, 다른 아이와 어울리지 못하게 하거나 집 바깥을 나가지 못하게 하기도 합니다.


분리 불안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진단 기준을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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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항목 중 3가지 이상이 2주이상 지속될 경우에 해당합니다.

1. 엄마(혹은 엄마 역할을 해준 사람)에게 해로운 일이 생기지 않을까 계속 걱정하고,엄마가 떠나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것 같은 두려움이 크다.
2. 매우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 자신이 엄마와 헤어지게 될 것이라는 걱정을 계속 한다.(예) 유괴, 납치, 인신매매, 교통사고
3. 엄마와 함께 있기 위해서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는 것을 싫어하거나 거부한다.
4. 엄마가 곁에 없으면 잠도 못 자고, 집을 떠나서 자는 것도 매우 싫어하고 거부한다.
5.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하며 계속 엄마에게 치대거나 그림자처럼 쫓아다닌다.
6. 엄마와 떨어지는 악몽을 반복해서 꾼다.
7. 학교를 가야한다거나 엄마와 떨어져야 할 일이 있을 경우에 신체 증세를 호소한다.(예) 두통, 복통, 어지러움, 구토
8. 집을 떠나야 하거나 엄마와 떨어져야 한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을 때,
몹시 고통스러워하며 계속 호소한다. (예) 화를 심하게 내거나 울거나 떨어지지 않겠다고 부모에게 애원함.
9. 집이나 엄마로부터 떨어졌을 때 매우 고통스러워하며 호소함.
(예) 부모가 집에 없거나 아이가 집을 떠나왔을 때, 집에 간다고 떼쓰거나 부모에게 전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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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수줍어하는 아이

손님이 오거나 낯선 사람들을 만날 때, 어머니 뒤에 숨어버리는 아이가 있습니다. 수줍음이 지나쳐 아무리 인사를 하라고 해도 답답할 정도로 말을 못하지요. 그리고 유치원에서도 몇 달이 지나도록 너무 수줍어해서 선생님이 묻는 말에 대답도 잘 못하고, 또래들과 사귀지도 못할 때, 어머니는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현상도 '불안 증상’의 일종인데, 낯선 사람들이나 상황을 회피한다고 해서 ‘회피성 불안 장애’라고 합니다.

이렇게 몹시 수줍어하면서도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친해지고 싶은 욕구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욕구는 강하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낯선 사람들 앞에서는 말도 못하고 눈도 잘 못 맞추고 당황하지만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에겐 지나치게 매달리고 칭얼거리게 되고, 고집을 피기도 하고 쉬지 않고 떠들어대기도 합니다.

그러다 집밖에만 나가면 다시 벙어리가 되니, 집에선 그렇게 까불고 말도 잘한던 아이가, 남한테 인사도 못하고 가게에서 물건도 사지 못하는 걸 보면, 부모로선 속이 터질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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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성 불안 장애로 판단할 수 있는 진단 기준을 살펴보세요.

1. 가족이나 친한 친구처럼 친숙한 사람들과는 따뜻하고 만족스러운 관계를 가진다. 그러나 친숙하지 않은 사람과 접촉할 때 심하게 위축된다. 그래서 또래 친구 사귀는 것도 매우 힘들다.

2. 이런 현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 회피 장애라고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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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하는 아이들,그 이유는?

지금까지 아동이 겪을 수 있는 불안 장애를 소개해 보았습니다. 우선 아동이 기질적으로 예민하거나 어릴 때 낯가림이 심할 경우 불안이 증폭될 수 있습니다. 또는 부모가 아동을 재워놓고 잠깐 어디를 갔다 왔을 때 혼자 깨어 울었던 일이 잦았을 경우, 부모와 강제적으로 떨어져서 불안에 떨었던 경험이 있었던 아이. 이런 아이는 부모가 항상 자기 옆에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빈약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잠시 안보이게 될 때, 볼일보고 금방 엄마가 다시 올 거라는 생각을 못하고, 이대로 영영 자기를 버리고 다신 엄마를 못 볼 것 같은 불안에 휩싸이게 되는 것입니다.

또 어떤 부모는 “너, 이렇게 하면 엄마 가버릴거야” “경찰 아저씨보고 잡아가라고 할거야”등의 말로 아이에게 공포감을 주거나, 방에 아이 혼자 가두어놓는 벌을 흔히 사용하는데, 예민한 아이들은 이런 경험으로 쇼크를 받고, 불안 현상을 보이기도 하지요.

가족간의 불화나 갈등이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필자가 상담한 어떤 아이는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폭력적인 언사와 행동을 자주 하고, 그 때마다 공포에 질려 울곤 했습니다. ‘아버지가 나도 때리는 것은 아닐까? 우리 집에 무슨 일이 일어나서 나를 버리는 것을 아닐까?’라는 불안이 나중에 엄마와 떨어지지 못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었지요.

이런 불안 장애 아동들은 감정 표현이 거의 없거나 서툽니다. 미소나 웃음보다는 조심스럽고 어두운 표정이며, 언어 발달도 현저히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자기 표현에 있어서 반응이 거의 없거나 서툴어요. 그래서 심한 경우 자폐가 아닌가 의심받을 정도인 아동도 있습니다.

이러한 아동들은 처음에 상담실에 와서도 상당히 위축된 모습으로, 상담 초기엔 놀이 프로그램을 하는 방에 상담자와 도저히 혼자 있지 못하고 엄마를 방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며, 놀이 자체에도 흥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상담자가 전적으로 수용해주고 안심을 시켜주고 아이 수준에 맞는 놀이를 계속 유도하면, 아이는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됩니다. 처음엔 엄마가 옆에 있나 없나에만 관심을 갖던 아이도 점차 놀이에 흥미를 느끼고 몰입을 하게 되며, 적절한 때에 엄마가 상담실을 나가 있어도 아이가 개의치 않는 변화가 점점 확연해집니다. 그리고 어느새 아이는 상담자와 놀면서 까르르 웃고, 자기의 의견을 서슴없이 표현하고, 질문이나 자기 주장을 씩씩하게 하는 것을 보면서, 전적인 수용과 아이에게 맞는 상호 작용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경험하곤 합니다.

불안해하는 아이, 이렇게 대처하세요

병이라도 걸려서 엄마로부터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 현상은 일종의 신경 증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며, 아이에 대한 상담과 적응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부모 상담이 필요합니다.

가정에서 아이가 안심하고 부모로부터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부모가 새로운 방식으로 아이를 대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죠.

특히 어머니부터 아이에 대해서 불안해하지 않아야 합니다. 내 손이 미치지 않는 상황에서도 잘 있겠거니 하는 배짱을 가져야하고, 아이가 2세 정도가 되면, 아이를 데리고 마실도 가고 또래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함께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낯가림이 심한 아이일수록 부모와 함께 놀이터에 나가 처음엔 부모도 같이 어울려 놀다가 서서히 아이들끼리 놀도록 유도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무엇이든지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염려된다고 항상 쫓아다니며 챙겨주는 것은 의존적이고 바깥 세상에 나가면 불안에 떠는 아이로 만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부모가 맞벌이일 경우, 놀이방이나 어린이집의 선택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안심하고 놀 수 있는 분위기인지, 선생님은 자상한지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동물의 왕국을 보면, 동물들도 자기의 새끼는 끔찍이 위합니다. 그러다가 새끼가 비로소 혼자 사냥을 할 수 있게 되면, 어미가 떠나든지, 새끼가 떠나든지 하게 되죠. 새끼가 하나의 독립체로서 설 수 있을 때, 끙끙대는 새끼를 뒤로 하고 어미는 냉정히 발길을 돌려 서산 너머로 사라지며,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순리입니다. 그런데 요즘의 부모, 특히 어머니들은 이 순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젖 먹던 아이는 이유기를 겪으면서, 비로소 젖을 떼고 음식을 먹게 되는데, 이 때 쉽게 젖을 떼는 아이는 거의 없습니다. 계속 젖을 달라고 조르고 보채지만 어머니는 약해지는 마음을 다잡고 냉정하게 거절하기를 반복하다가 아이는 비로소 젖을 떼게 되죠. 하지만, 이유기는 이 때 한번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때부터 아이는 자라면서 끊임없이 이유기를 경험해야 합니다. 대소변을 혼자 가리고, 옷을 혼자 입고, 세수를 혼자 하고, 학교도 혼자 가는 모든 행동들이 이유기의 계속이지요.

부모 상담을 하다보면 어디까지 보호하고 어디까지 독립시켜야하는 지, 그 기준을 묻는 부모들이 많지만, 그런 기준은 가정마다 아이마다 다릅니다.. 사람이 다 다른데, 어떻게 같은 기준이 있을 수 있을까요. 그래서 부모 역할이 어려운 것입니다. 건강한 정서와 적절한 독립심을 가진 아이로 키우기 위해선, 요즘처럼 외동딸이나 외동아들이 많은 때일수록 중용의 사랑이 아이에겐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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